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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길 위에서/책과 마주하다 (44)
하늘에 심겨진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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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소설이 무엇이라 묻는다면 이웃의 뭉클한 이야기라 하고 싶다. 이번 여름호의 이웃의 일상은 여러가지가 나왔으나 괜시리 부모님과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가 코 끝을 찡하게 했다. 나이가 들었는지, 결혼을 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부모님을 떠올리면 지난 시간의 부모님보다 한층 주름선이 뚜렷하고 자신감을 잃은 느낌이라 속상하고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 들어 감정을 컨트롤하기 힘들다. 우리네의 이웃이 부모님과의 삶을 다룬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찬찬히 담고 있는 소설을 모두 소개해보려 한다. 반희는 이 순간을 영원히 움켜쥐려는 듯 주먹을 꼭 쥐었고, 절대 잊을 수 없도록 스스로에게 일러주려는 듯 작게 소리 내어 말했다. 채운씨가 오고 있어. 채운씨가 와. 외가가 아니라 내 본가. 알았어. 엄마 본가. 당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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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자 이웃의 누군가 우리 집 마당 한 귀퉁이 바다로 이어지는 길을 이용해도 되겠냐고 그러라고 했더니 다음 날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ㆍㆍㆍ 이 집의 주인은 나인데 여름의 주인은 아닌 것 같고 ㆍㆍㆍ 겨울이 얼마나 긴지 바다가 얼마나 사나운지 아무도 없는 겨울 바다를 나 혼자 보고 있다 - 강성은, '혼자 사는 집' 中 ㆍㆍㆍ 이제 우리는 거리라는 것도 갖게 되었습니다 ㆍㆍㆍ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한 사람만큼의 자리가 자라나고 있습니다 나는 이게 꼭 누군가의 빈자리 같은데요 ㆍㆍㆍ - 이희형, '나는 이제 예전만큼 자주 걷지 않지만 방 안에서도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中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대에 이희형 작가의 말처럼 사람 간의 거리가 생겨났다. 좋든 싫든 서로에게 거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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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비평』 2020년 봄호 두 번째 미션 - 시 나는 엄밀히 이야기 하면 따뜻한 활자에서 곧잘 힘을 얻는다. 시는 작가의 깊은 내면에서 나오는, 문장이나 단어 하나 하나에 어느정도의 함축된 의미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보니 단순한 나는 시 전체를 이해하기보다 시 속의 '한 문장'을 찾기를 좋아하고, 따뜻한 한 문장에 깊이 매료되어 활자 모음을 하곤 한다. 시대도, 코로나19도 모두 다운되게 하고 낙담하게 한다. 사실 코로나19로 인해 수면 위로 떠오른 사회 이면의 문제들이 더 숨쉬기 어렵게 한다. 코로나19는 마스크를 쓰면 막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 문제는 썩은 내가 진동하여 막아보려해도 숨쉬기 곤란하게 한다. 답답하기 그지 짝이 없다. 여튼, 이런 적적함 속에 따뜻함을 찾고 싶었다. 활자가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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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을 집어든 첫 번째 주. 파아란 표지가 주는 시원함과 동시에 생태정치라는 어디서부터 오는지 모를 따뜻함이 공존한다. 특히, 과학을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기후위기 해결, 어디에서 시작할까'라는 칼럼과 함께 '플라스틱 중독 시대 탈출하기'라는 편이 읽고 싶다. 과학적이지 않고 뭔가 인문적일 것이란 걸 기대하는 것 또한 재미있다. + 덧. 생각지도 못했는데, 함께 온 명함은 좋다. 인적 사항이 적힌 부분을 뒤로 하면 나의 입에서 잘 나오지 않는 따뜻한 문구가 100개나 각기 다르게 적혀있다. 함께함은 이런 것이다. 조금 이질적일 수 있으나, 같이 가는 것!
젊은 작가선으로 몇 권 살 때 클릭 했던 책인가보다. 내용은 동성애를 다루고 있지만, 지난 그시절의 순수했던 사랑에 대하여 꼭 꼭 씹어 지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여중을 졸업하고 공학으로 고교진학을 한 이래로 쉽게 접하진 못했던 일명 이반! 레즈비언. 여중에 다닐 때, 핫 했던 (요며칠새 엄청 핫하기도 함) 아이돌을 모방한 헤어스타일의 친구들이 대개 이반이라는 것, 옆에 여고언니들은 음악실 등의 특별활동실에서 관계를 맺는다는 등의 소문에 의해 들은 것 뿐. 가까운 주변에서 경험한 것이 아니었기에 그냥 더이상 궁금하지고 알고싶지도 않아서 듣고만 말았더랬다. 친구들끼리의 교환일기를 쓰며 손편지를 주고받고 간식을 나누며 즐겁게 보냈기에 팬픽을 쓰는 친구들이 있었는지의 여부도 모르겠다. 그냥 내 관심사밖이었..
옥상에서 만나요를 통해 알게 된 정세랑 작가의 장편이 서점리스본의 8월 비밀의 책이었다. 언박싱을 하면서 우왓 하면서 열어 젖혔고 심지어 사인본이었다. 행복함 급증. 할 일이 많아 책을 읽을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데, 잠이 오지 않아서 어느 피곤한 날 새벽에 후다닥 읽어내려갔다. 옥상에서 만나요에서도 그랬지만 정세랑 작가의 주인공은 평범하지 않다. 비범하다. 이번엔 외계인과의 로맨스다. #1. 지구인과 외계인의 차이 주인공 한아는 지구인 경민과 사귀는 사이였다. 아주 무미건조하게. 지구인 경민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상대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여자 입장에서 아주 볼성사나운 연인의 모습으로만 보인다. (물론, 자라온 환경이 경민을 이렇게 만들었지만) 심지어 외계인과 우주자유여행권으로 삶을 맞바..
근래 발길을 주지 않았던 동네 커피집에 상황에 따라 들렀다. 그곳에는 책이 한 코너에 쌓여 있는데 색감이 예쁜 시집 한 권이 미소짓게 하는 제목을 하고 앉아있었다. 방금 막 나를 사랑하게 된 사람처럼 빤히 바라보는 것이다 어쩜 제목이 이래? ♡.♡ 카페 언니가 밑줄 그어 놓은 내용도 넘나 사랑스럽고 따뜻했다. 스치듯 보았는데도 깁어 놓고 싶은 문장이 많았다. 떠올리고 고민하고 기억하고 생각하고 상상하게 하는 문장과 단어도 무수하게 발견되었다. 하트 띠용띠용해서 바로 사려고 검색했더니 서점 판매가 아니라 저자의 인스타 다이렉트메시지로 찍어 놓은 부수가 소진 될 때까지 저자에게 직접 주문을 해서 소장할 수 있는 시집이었다. 카페에 함께 갔던 연애 중인 친구의 것까지 두 권을 부탁드렸더니 지방에 있으셔서 서울..
모모(모하메드)의 세 살 즈음의 기억부터 동행하는 로자 아줌마와의 기억에 대한 회고의 형식으로 칠 층 높이의 엘리베이터 없는 아파트에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로자 아줌마가 살아온 긴 생의 여정을 모모 앞에 놓여진 생과 함께 기록하고 있다.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가 라는 물음과 함께 스스사삭 읽어 내려갔다. 생이 주는 즐거움과 유익도 아니고 부정의 의미가 더 많이 스며들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를 돋우는 모습 속에서 간간히 삶의 주는 의미를 담고 있긴 하다. 그래서 의미가 있다. 사실 소설기 최은영의 서평이 없었다면 그냥 저냥으로 그친 소설에 불과했을 것이다. 다시 읽기에 큰 흥미를 가지지 않는 나로서는 그렇다. 모모는 본인이 생각치 않은, 상상치 않은 상황에서 따뜻한 관심(사랑)이 주어..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의 자서전이다. 뇌과학을 이야기할 때 소개 받은 책 -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사람, 편두통,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 등 유수의 책 - 의 저자이기도 하다. 사람이 살면서 직업적인 부분의 변화가 그리 크지 않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도 이러할 테다. 성장기를 지나 사회인으로 책임을 다하는 시기, 그리고 나이가 들어 세상을 보는 크고 넓은 눈을 가진 지성인으로서의 책임을 지는 시기로 나뉘어 구성하고 있다. 첫사랑에서부터 마지막은 아니지만 계속되는 삶의 이야기까지 신경외과 의사들이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 까닭은 아마 병상에서의 이야기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에 그렇다. 읽어내려가면서 다섯 가지 생각을 했다. 1. 지금의 내 인생이 있기까지 영향을 미친 위인이나 ..
최근 읽은 ‘연애의 기억’(줄리언 반스)은 대학을 다니는 열아홉 남자 폴이 대학생 딸 둘을 키운 마흔 일곱 여자 수잔과의 만남과 사랑을 회자하는 소설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휘감기는 것. 이런 것이다. 다른 걸리는 부분을 넘어서는 위험천만한 행위. 그렇지만 제어되지 않는. 그래서 그런지 참 많은 소설과 영화의 뜨끈한 주제가 된다. 모두, 아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이런 위험천만한 사랑의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나의 기억은 그렇다. 나에게 그것은 이러하다. 감행했을 때의 희열? 그 순간의 짜릿함?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 있다. 마치 마약과 같아서 어느 시점이 되면 그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안달난다. 그 안달, 위험하다. 결국 깊은 연애로 이어지지 않더라. 한낱 즐거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