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심겨진 꽃

항구의 사랑 - 김세희 본문

길 위에서/책과 마주하다

항구의 사랑 - 김세희

사랑스러운_ 2019. 8. 6. 01:07

젊은 작가선으로 몇 권 살 때 클릭 했던 책인가보다. 내용은 동성애를 다루고 있지만, 지난 그시절의 순수했던 사랑에 대하여 꼭 꼭 씹어 지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여중을 졸업하고 공학으로 고교진학을 한 이래로 쉽게 접하진 못했던 일명 이반! 레즈비언. 여중에 다닐 때, 핫 했던 (요며칠새 엄청 핫하기도 함) 아이돌을 모방한 헤어스타일의 친구들이 대개 이반이라는 것, 옆에 여고언니들은 음악실 등의 특별활동실에서 관계를 맺는다는 등의 소문에 의해 들은 것 뿐. 가까운 주변에서 경험한 것이 아니었기에 그냥 더이상 궁금하지고 알고싶지도 않아서 듣고만 말았더랬다. 친구들끼리의 교환일기를 쓰며 손편지를 주고받고 간식을 나누며 즐겁게 보냈기에 팬픽을 쓰는 친구들이 있었는지의 여부도 모르겠다. 그냥 내 관심사밖이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그 시절? 그 시간을 보내었던 세대들의 순간을 드러내고 있다. 누군가에겐 한낱 지나는 추억으로만 그쳤을 수 있지만 고운 마음으로 사랑한 시간이었을 수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며 발견한 것은 이것이다. 내가 생각지도 못한 모습도 아끼고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이었다는것. 누군가는 외면하고 막말하지만 그들에겐 아름다운 순간이었음을 기억해주는 것, 색안경 끼지 않고 봐주는 것이 이 소설이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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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7 왜 누군가를 사랑하면 갑자기 주변 모든 사람들이 위협적일 만큼 매력적인 존재로 보이는지 모르겠다. 아름다움은 도처에 있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 나는 울고 싶어진다. 그들은 모두 아름답고, 모두 나의 적이다. 그들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둘러싸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들의 매력을 알아볼 것만 같아서 나는 애가 탄다. 그들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어 보인다.
$13 오랫동안 나는 내가 그녀를 생각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더 이상 그 감정을 내가 선택한 거라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내가 감정을 소유했던 게 아니라 감정이 나를 소유했던 것만 같다. 강물의 표면에 붙들려 이리저리 떠다니는 나무토막처럼 눈에 보이지 않고 파악할 수도 없는 심오한 물살에 고통스럽게 휩쓸려 다녔던 것만 같다. 그 물살의 방향이 바뀌기 전까지는 계속 그렇게 실려 가는 수밖에 없었다.

3장
$2 갑자기 내 안에서 어떤 호기심, 욕망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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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call me by your name
같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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