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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삶의 조각 (74)
하늘에 심겨진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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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둘째가 돌이 가까워왔다. 작년 이맘때 유유자적하게 뱃속에서 놀고 있었을텐데 지금은 혼자 서고 이제 곧 걸을 참. 시간이 너무나 빠르다. 첫째는 그 사이 오빠가 되어가느라 많이 고생했고. (첫째도 잊지말고 선물 꼭 사줘야겠다! 나만큼 고생한 거 같어... 남편보다는 말할 것도 없이 더더 고생했고)둘째와 둘째조카는 보름 차이. 그래서 합동으로 하기로 했고, 여러 전후 상황을 고려하여 내가 사는 곳도 친정도 아닌 시댁이 있는 창원에서 돌예배를 함께 드리기로 땅땅땅 결정했다.우린 거하게 돌잔치를 할 건 아니라서 온 가족이 다- 모여서 예배드리고, 사진도 찍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할 거라 돌상은 대여하기로 했기에 그간 염탐하며 봐왔던 '온아데이'에서 하기로 내맘대로 결정!!그러나 말이 대여지.. 예쁘게 제..
윤달이 있는 2024년. 설마 3월 13일 예정인 아이가 2월 29일에 태어나겠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신호가 2월 29일에 와서 식겁했다. 지난주 조금 무리를 했었는지 이번주 들어서서 몸이 욱씬 코가 질질 목이 간질간질 몸살도 아닌 것이 증상이 그랬다. 코가 너무 많아서 숨을 쉬기가 힘들어 계속 코를 풀 수밖에 없었는데, 그 탓이었던지 어쨌는지 모르겠으나 이슬이 비치더니 새벽에 뭔가 왈칵 하는 느낌이 들어 호다닥 나와서 화장실로 갔더니 맹물 같은 액체가 묻어난다. 아 이것이 양수구나! 하고 직감할 수 있었다. 양수가 새면 48시간 이내에 분만을 해야한다는 것을 익히 들어왔으니 아... 오늘이겠구나 싶었다. 2월 29일이다. 4년에 한 번 꼴로 돌아오는 2월 29일!!! 새벽에 옆집엔 죄송했으나 바로..
2월에 시작된 등원. 아이의 아침은 이렇다. 잘 자고 일어나서 이제 뭘 하냐고 물으며 어린이집 가는 것을 다시 재확인하고 더 자고 싶다는 핑계를 대며 눈을 꼭 감고 있기도 하고, 가기 싫다고 하기도 하고, 낮잠을 자기 전에 데리러 오라고 해보기도 하고 등등 본인 어필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침실에서 나와서는 애착인형과 손수건을 가방에 넣고, 물통과 도시락통을 챙겨달라고 말하며 가방에 곧잘 넣는다. 아침엔 외할머니가 거의 매일 이주와 통화하며 어린이집에 갈 수 있는 용기를 듬뿍 더해주시고, 아침도 든든하게 먹고 응아도 하고 씩씩하게 가방을 매고 나간다. 가는 내내 어린이집에서 자주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부른다. 도착해서 엄마가 주는 용기를 받고 씩씩하게 선생님 손을 잡고 교실로 들어간다. 낮잠 시간 후,..
늘 나와 함께던 아들을 33개월 만에 뗀다. 누가 보면 참 어리숙하고 미련할 만큼 오래 가정보육을 한 것일테지만, 뱃속 아기가 없었더라면 나는 아마 내년 유치원 갈 즈음까지 함께 했을 것 같다. 사실 11주에 유산한 아이를 임신했을 때, 아파트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 대기를 걸어놨었고 그 다음 아기가 찾아오고 35주가 되는 지금까지 대기 중이다. 이미 보내려고 마음 먹은지 벌써 1년 하고도 반 년이 지났다. 그러나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고, 단지를 벗어나서까지 아이를 보낼 마음은 없었기에 지금까지 함께 했다. 신생아를 포함한 아이 둘을 내가 다 감당할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차선으로 등하원차량을 이용해야할 거리에 있는 공립 어린이집이 3월 입소 확정이 되어 있지만(여전히 단지 내 국공립은 대기 중), ..
겨울왕국2를 봤던 것 같다. 그당시 청년부 담당 목사님께서 우리 둘의 관계를 아시고 하사하신 영화표였다. 주일을 앞둔 토요일이라 이래저래 각자 일정을 끝낸 후라 졸면서 봤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남편의 전세집에서 수국을 받아들고 편지를 대놓고 쓰는 남친을 바라보고 있었네. 4년 후, 어떤 일이 내 앞에 펼쳐져 있을지 모른채. 하나님이 그당시 나와 남편에게 서로를 볼 수 있는, 아니 예쁘고 멋지고 사랑스럽게 볼 수 있는 필터를 씌워주시지 않았더라면.. 고향에서 참으로 먼 곳에서 살며, 코 고는 두 남자 사이에서 뱃속 아기의 태동을 느끼며 잠못이루고 있는 이 밤도 없었겠지. 하하. 때가 중요한 것 같다. 그때였기에 가능했고, 그 때가 아니었기에 불가능했다. 이따금씩 우리가 좀 일찍 만났다면 이라는 생각을..
자주 전화와서일까, 이제 수료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아서일까. 이젠 통화에 애틋함이 그리 크지 않다. (남친을 군에 보낸 여친도 마찬가지겠지) 게다가 짧게 겨우 하는 통화로는 다툴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평소 부딪히던 문제에 또 부딪히니 공격 개시가 바로 이루어진다. 전화 끊기 2분 전에 냉랭해져서 끊기 직전에 미안하다고 서로에게 진실되지 않은 사과를 겨우 하고 끊었다. 군대 갔다온 친구들이 하나같이 1년 6개월의 규칙적인 생활이 도루묵 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정확하게 직관했기에 큰 변화는 없을 거라 생각은 했다. 그렇게 변하면 이 나라가 이 모양은 아니겠지. 여튼, 자기버릇 남 못준다고 뭐... 큰 변화 없는 큰 자식을 내가 잘 보필할 수 있을까 싶다. (와... 내 ..
나의 스무살, 조금 이르게 군입대를 한 친구가 있었다. 우리에겐 남사친들이 처음으로 군에 가는 쇼킹하고 걱정되고 아련한 그런 시간이었다. 그 후로 우후죽순으로 남사친들은 줄줄이 군에 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스무살 스물 한 살에 간 친구들에게만큼 편지나 전화를 자주 주고받진 않아지더라. (미안 친구야) 그리도 군에 간 친구들에게 편지와 함께 책도 보내주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 친구들이 다 가고 나서, 동생들도 가고, 내 동생도 군에 갔다. 그 시절 참 많이 아날로그 감성이 아니라 진짜 아날로그로 전화도 하고, 편지도 주고받았네. 그러나 나는 남친을 보낸 적은 없다. 주변 친구들 중 남친이 군대 간다고 하면 그 전에 헤어지라고 하기도 하고, 남사친이 군대 간다고 하면 여친이랑 헤어지고 가라고 하기도 ..
(aka. 아빠를 군에 보낸 아들) 아기는 그 사이 많이 자랐다. 여러모로 모든 면에서 많이 자랐다. 군에 가는 아빠를 두 번, 아니 세 번째 보내는 아들은 기차역에서 아빠를 배웅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아 있나보다. 수많은 그림이 그려진 책에서 기차 그림을 가리키며 아빠아빠 하고, 기차 소리도 내고, 기차라는 단어도 이야기하며, 아빠가 군 베레모를 쓰고 가던 것을 따라하는 듯한 모션으로 손으로 머리를 가리킨다. 아빠가 모자를 쓰고, 빠빠이 하고, 기차를 타고 갔다는 표현을 기똥차게 한다. 엄청 귀여워서 진짜 녹는 요즘이다. 남편이 이걸 함께 못보는 것이 아쉽다. (영상으로 남길 수 없는 것이 폰으로 찍으려하면 모든 동작을 스탑하고 떠나버린다.) 이전에 아빠가 갔을 땐, 마음이 속상했는지 삐친 채로 생각..
결국 부대로 전화를 걸었다. 혼자 감당할 수도 없고, 혼자 선택할 수도 없다. 선택의 여지는 없지만 남편이 모르는 상황에서 수술할 수가 없었다. 기다리던 밤이 지나가고 반드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전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남편과 통화하는 시뮬레이션을 몇 번이나 돌린지 모르겠다. 가만히 있을 땐 눈물도 안났는데, 그걸 이야기하는 씬을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아침은 먹고 소식을 듣게 해야겠다 싶어서 아침 식사 시간 지난 후, 나도 아기 아침 먹인 후 10시즈음 그 전날 찾고 찾았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통합 전화 연결 시스템으로 관리하는가보다. 남편이 속해있는 부대로의 연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전화하도록 하겠다는 말을 듣고 끊었다. 진짜 얼마 후, 전화가 왔다. 여...ㅂ..보.. 흑흑..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고나서 전화가 뜸하다. 우리 남편 많이 불안할텐데 잘 이겨내길 ㅠㅠ 이번주는 월요일, 수요일에 어렵사리 통화를 짧게 했고, 금요일인 오늘도 소식이 없는걸 보니 뭔가 빡신가보다. 우리 아기는 몸이 회복이 되니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고, 익숙해진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다. 엄마의 양육 방식이 맘에 쏙 드는 것이 아니라 불편하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우리가 친정에 온 지 이제 2주가 지나 3주차에 접어들었으니 엄마도 많이 고되어 보인다. 한창 에너지가 넘칠 때를 지나는 17개월 아기를 다독이는 것보다 어른인 우리가 알아서 비위 맞춰가며 기고 있는 중. 끙... 여튼, 아기는 좋아보인다. 오늘 둘째 검진으로 인해 산부인과에 갔다. 남편 없이 혼자 산부인과에 처음 가는 발걸음이 싱숭생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