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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조각

남편을 군에 보낸 아내 6

사랑스러운_ 2022. 10. 19. 23:18

(aka. 아빠를 군에 보낸 아들)

아기는 그 사이 많이 자랐다. 여러모로 모든 면에서 많이 자랐다.

군에 가는 아빠를 두 번, 아니 세 번째 보내는 아들은 기차역에서 아빠를 배웅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아 있나보다.
수많은 그림이 그려진 책에서 기차 그림을 가리키며 아빠아빠 하고, 기차 소리도 내고, 기차라는 단어도 이야기하며, 아빠가 군 베레모를 쓰고 가던 것을 따라하는 듯한 모션으로 손으로 머리를 가리킨다. 아빠가 모자를 쓰고, 빠빠이 하고, 기차를 타고 갔다는 표현을 기똥차게 한다. 엄청 귀여워서 진짜 녹는 요즘이다. 남편이 이걸 함께 못보는 것이 아쉽다. (영상으로 남길 수 없는 것이 폰으로 찍으려하면 모든 동작을 스탑하고 떠나버린다.)

이전에 아빠가 갔을 땐, 마음이 속상했는지 삐친 채로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했는데 이젠 좀 다르다. (3편 참조)
전화가 오면 그냥 거부했던 아들이 이젠 아빠 목소리가 들리면 아빠를 부른다. 아빠가 안보인다고 하기도 한다. (영통이 안되므로) 그러고나서 본인 하고 싶은거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놀기 위해 거실로 나간다. 귀여워라. 아마도 아빠가 우리를 데리러 온다는 것을 알고, 신뢰도가 높아져서 그렇다고 우리 부부는 이야기했다. 그러니 남편도 마음이 좋은지 전화와도 자기 놀 거 놀고 있는 아들을 이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부쩍 아빠가 생각이 나는지 아빠 영상 틀어달라고 리모컨을 가지고 오기도 하고, 밤에 잠들기 전에는 아빠를 크게 부르기도하고, 아빠가 기차를 타고 모자 쓰고 갔다는 모션을 하며 손가락을 펴서 꼼지락 한다. (아빠가 손가락으로 스물을 가르쳐주면서 이렇게 지나면 온다고 이야기 해놓음) 우리 귀염둥이는 그렇게 아빠를 생각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아빠도 아들이 아른아른하게 그리울 것이고, 아들도 아마 아빠가 그리운 가보다. 그리도 나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곧 세 식구 합체! (친정 떠나는 건 또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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