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심겨진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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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조각

남편을 군에 보낸 아내 5

사랑스러운_ 2022. 10. 12. 01:07

결국 부대로 전화를 걸었다. 혼자 감당할 수도 없고, 혼자 선택할 수도 없다. 선택의 여지는 없지만 남편이 모르는 상황에서 수술할 수가 없었다. 기다리던 밤이 지나가고 반드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전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남편과 통화하는 시뮬레이션을 몇 번이나 돌린지 모르겠다. 가만히 있을 땐 눈물도 안났는데, 그걸 이야기하는 씬을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아침은 먹고 소식을 듣게 해야겠다 싶어서 아침 식사 시간 지난 후, 나도 아기 아침 먹인 후 10시즈음 그 전날 찾고 찾았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통합 전화 연결 시스템으로 관리하는가보다. 남편이 속해있는 부대로의 연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전화하도록 하겠다는 말을 듣고 끊었다. 진짜 얼마 후, 전화가 왔다.

여...ㅂ..보.. 흑흑흑흑
엉엉엉 #$가 심장이 안 뛴대 흑흑흑엉엉엉ㅜㅜㅜㅜ

놀란 남편은 자기가 나와야하는 상황임을 인지하고 일단 끊었다. 그리고 조금 뒤, 부대에서 청원휴가 3일을 보내주셔서 나온다고 했다. (훈련 중 가족상인 경우 주시는가봄) 훈련기간이긴해도 주말과 연휴라 3일은 남편에겐 이득되는게 없어보이긴 했다.

병원에 다시 가니, 어제와 다를 것이 없다. 금식하고 왔으니 바로 수술하자고 하신다. 남편이 아직 도착을 안했다고 하니 전화로 동의받고 남편 오면 데리고 가면 된다고 하신다. 수술 전 필요한 검사를 받으란다. 부대에서 친정까지 내려오는 것이 멀다. 족히 6시간은 넘게 걸린다. 그리고 이런저런 복잡한 절차가 있었다. (군대, 학교, 공무원 ㅂㄷㅂㄷㅂㄷㅂㄷ... 수동적 집단...) 게다가 주말이다. 연휴가 낀 긴 주말. 남편 도착 전에는 수술하러 들어가기 싫었는데, 하라고 하니 떠밀리듯 해야하나 싶기도 했다. 갈팡질팡 할 때, 남편은 미루자고 했다.

그리고 며칠 후, 남편이 보호자로 함께 한 상황에서 둘째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며칠 후, 남편은 부대로 다시 복귀했다. 남편 사랑해. (친정부모님도 옆에 계시지만 진짜 나 결혼했구나 싶었음. 남편 보고싶고 남편 사랑해♡♥︎)

무슨 일이 생기면, 고민하지말고 무조건 부대에 전화합시다. 부대 번호 몰라도 됩니다. 그러나 대대 중대 소대 훈련병번호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대표전화로 걸면 아주 신속하고 친절하게 연결해줍니다.

대한민국육군 대표전화 042-550-0114 (T전화에도 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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