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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심겨진 꽃
불편함이 모든 것을 감싼다. 자그마한 생명이 거대한 생명인 나를 조종하고 지배하려는 느낌이다. 새삼 엄마의 대단함을 느낀다. 모든 것을 감수하고 내어주고, 그리고 세상에 아가가 나와서도 자신의 많은 것을 희생하고 내어주는 그 사랑. 쉽지 않다. 엄마라는 이유로 해야만 하는 것이라면 무지 힘들 것 같다. 동기가 그리 솔깃하지만은 않다. 연약한 존재에 대한 책임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할 말이 없고, 그저 내게 맡기신 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주께 대하듯 섬길 수밖에. 불안함도 있다. 워낙 자연 유산이 많은 시대라 불안이 감돈다. 그때마다 남편은 의심하지마라고, 보여야 믿는 자라고 놀리듯 말하지만 쉽진 않다. 때마침 남편이 요한복음을 아가에게 읽어주고 있었는데, 훅! 다가왔다. 그냥 나에게 하는 말씀이었다. 울렁거..
시와 마찬가지로 후루룩 읽어서 그런지, 내 마음에 닿지 않는 소재라 그런지 곱씹고 싶은 구절이 크게 많지 않다. 다 읽고나니 임현 작가의 『거의 하나였던 두 세계』의 한 자락이 밑줄 그어져있다. ...... 관점에 따라 같은 것도 다르게 볼 수 있다는 말에는 만약, 아무런 태도나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면 무엇도 볼 수 없다는 점이 전제되어 있다. 요컨대 우리는 의미있는 무언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는 무언가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 임현, 『거의 하나였던 두 세계』 中 (p.200)
와닿지 않는 주제와 소재는 그냥 넘기기 쉽다. 어쩌다보니 다 넘기고 있었다. 수루룩. 그러면서도 연결되는 두 시를 찾았는데, 내 마음에 딱 부딪혀서 생각을 이어가게 하는 시가 있었다. 시 전체 맥락과는 크게 상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김용택 시인의 '꽃밭'에서는 멀어지는 사회적 거리를 바람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 앞산에서 먼저, 바람이 일어납니다. 그렇잖아도 서로서로 거리가 먼 사람들이 사회적인 거리를 두고 있으니,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두 손가락 끝 간격보다 간격이 서로 안 보일 때까지 더 멀어질까 그게 나는 크게 두렵습니다. 외면은 동물의 근성이니까요. ...... 다음은 오성일 시인의 '촛불' 중 일부이다. ...... 사람이나 촛불이나 꼿꼿한 자세 속에는 눈물을 사르기 위한 수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