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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조각/엄마라니!!

임신 9주0일 - 9주 6일

사랑스러운_ 2020. 9. 28. 23:47

불편함이 모든 것을 감싼다. 자그마한 생명이 거대한 생명인 나를 조종하고 지배하려는 느낌이다. 

새삼 엄마의 대단함을 느낀다. 모든 것을 감수하고 내어주고, 그리고 세상에 아가가 나와서도 자신의 많은 것을 희생하고 내어주는 그 사랑. 쉽지 않다. 엄마라는 이유로 해야만 하는 것이라면 무지 힘들 것 같다. 동기가 그리 솔깃하지만은 않다. 연약한 존재에 대한 책임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할 말이 없고, 그저 내게 맡기신 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주께 대하듯 섬길 수밖에. 

불안함도 있다. 워낙 자연 유산이 많은 시대라 불안이 감돈다. 그때마다 남편은 의심하지마라고, 보여야 믿는 자라고 놀리듯 말하지만 쉽진 않다. 때마침 남편이 요한복음을 아가에게 읽어주고 있었는데, 훅! 다가왔다. 그냥 나에게 하는 말씀이었다. 

울렁거림과 두통은 더 짙어진다. 무언가 넘어가서 입덧을 가라앉히긴 했었는데 이번 주간은 쉽지 않다. 최고 입덧 시기라고 하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모든 것이 불편하니 짜증이 나고 마음이 울적하다. 입덧을 하는 것이 아이가 잘 자라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보내야 하는 것도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몸이 힘들다. 정상이 아님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내 안에 생명이 자라고 있는 것도 확실하다. 후......

냄새에도 조금 민감해졌다. 남편의 냄새도 이불 냄새도 파 냄새, 양파 냄새, 신 냄새, 물때냄새 등등 모든 것에 냄새가 난다고 한다. 냄새가 나긴 하겠지, 모든 것에는 냄새가 나니깐. 그런데 그냥 나에게 그 냄새가 불쾌하게 다가온다. 두통과 울럼임을 가져다준다. 싫다 싫어. 

뭘 먹어도 맛이 없다. 그냥 입맛이 없다. 먹어야하니 먹는 정도다. 이 추석 명절을 어떻게 보내면 되려나 싶다. 모두에게 불편함을 가져다 주고 싶진 않으나 몸이 따라주길.

몸이 둔해지는 것 같아서 가볍지 않아서 기분이 나쁘기도 하다. 이러쿵 저러쿵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기다. 내가 이러니 남편도 힘들겠지. 모두 힘들다. 그래도 우리 부부는 이정도에 감사하기로 했다. 누가봐도 나는 일반적인 입덧 시기를 보내는 임산부와 달리 너무나 평안히, 또 편안히 보내고 있음에는 분명하기에!! 감사해요 주님. 매일 이 마음이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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