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심겨진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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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책과 마주하다

베이비 팜 - 조앤 라모스

사랑스러운_ 2020. 12. 6. 23:32

창비에서 보내준 가제본을 받아보았다. 

베이비 팜 - 조앤 라모스

조앤 라모스의 베이비 팜의 원제는 'The Farm'이다. 

농장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아이를 생산하는데 특화된 스마트팜과 같은 그런 아이 생산 농장. 

다음은 가제본 뒷 날개에 달린 베이비 팜의 소개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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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오크스 농장'은 대리모들을 위한 최고급 리조트다. 전담 의사, 간호사, 영양사, 마사지사, 트레이너, 그리고 호스트들을 돌본다는 미명 하에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코디네이터들이 상주한다. 선발된 '호스트'들은 9개월간 자신의 몸을 빌려주는 대가로 매월 돈을 받고, 무사히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경우 궁핍한 삶ㅇ르 완전히 바꿔줄 거액의 보너스를 보장받는 계약을 맺는다. 베일에 싸인 고객들은 최상위 부자들. 이곳에 들어온 가난한 필리핀 이민자이자 싱글맘인 제인, 그녀의 룸메이트닌 엉뚱한 백인 이상주의자 레이건, 골든 오크스를 총괄하는 중국계 홍혈인 메이, 제인의 친척 할머니이자 평생 유모 일을 해온 아테까지 네 여성 인물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번역으로 읽는 미국 소설인 이 책은 작가 조앤 라모스의 영향인지 번역가 김희용씨의 문체인지는 모르겠으나 묘사되는 많은 것이 눈 앞에서 생생하게 그려지는 듯한 효과가 있다.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것마냥 구체적이고 섬세한 묘사에 나도 답답한 혹은 불쾌한 공기 속에 싸인 느낌이 든다. 네 명의 주인공의 감정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만큼 디테일하고 리얼하다는 표현이 맞겠다. 

필리핀 출신의 작가 조앤 라모스는 미국에서 어떤 경험을 했었는지 모르겠으나 그곳에서 이주민들이 살기엔 크게 편하거나 좋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적 어려움 가운데 있는 이들이 이 소설의 네 명의 여주인공이고 이들은 자본의 흐름을 따라 이곳을 선택한다. 그리고 풍요로움 가운데 있는 이들은 자본을 투자하여 자신의 몸과 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는 삶을 계속해서 영위하는 것을 통해 이들 간의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리모가 흔하다고 하는 타국을 보았을 때, 결국 돈이 오간다. 짧은 나의 생각으로는 생명을 돈으로 사고 파는 행위만으로 받아들여진다. 비단 대리모라는 이슈 뿐 아니라 시대의 많은 흐름이 돈으로 생명을 사고 파는 것이 문화가 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씁쓸하고 아주 불쾌하고 슬픈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소설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 임신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속상함이 몰려온다. 심지어 자신의 아이는 유모에게 맡겨두고 그곳에서 다른 이들의 수정란을 자궁에 착상시킨 엄마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당장이라고 뛰쳐가고 싶은 욕구를 한 쪽에 밀어넣고 있는 암울함을 당사자는 당연하고, 그 사람의 품에 임신되어 있는 아이와 유모의 손에 길러지고 있는 진짜 자신의 아이는 적어도 관계성이 깨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이의 성장을 보지 못하고 갇혀서 다른 삶을 사는 이런 불편함..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결국 사랑보다 관심보다 관계보다 돈으로 키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까? 임신하는 것을 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이들은 자신의 삶이 무참히 돈으로 짓밟히고 있는 것을 알까? 모든 것이 돈으로 굴러간다고해도 이의제기를 할 수 없는 시대 속에 극강의 사각지대의 이주민, 특히 여성이주민이 보인다. 우리 사회에 이런 사람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대리모가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의 인권이 유린되고 있다. 이들의 삶을 어떻게 살펴주는 것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다. 이 서평으로 베이비 팜을 읽어보는 시민이 증가함으로 인하여 사회적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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