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심겨진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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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책과 마주하다

태어남에 관하여 - 팀 켈러

사랑스러운_ 2020. 9. 23. 23:12

태어남에 관하여 - 팀 켈러

 

얇은 소책자 세 권으로 된 팀 켈러 목사님의 인생 베이직은 태어남, 결혼, 죽음을 다루고 있다. 임신하고나서 이 아이의 태어남을 기다리며 부모로 어떻게 준비되어야 할런지 힌트를 얻고자 태어남을 주제로 단권을 픽! 했다. 

몸, 영적인 태어남에 대하여 언급하시며, 태어남 이후의 삶을 정리해주시니 일단 알찬 구성이 좋다.

1. 몸을 입고 태어남

실제 임신을 한 상황에서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고 있기에 더욱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생명 앞에서 거룩하신 하나님을 바라보지 않을 수 없는 이 사회 속에서 굳이 이 시기에 이 아이가 태어나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오는 것이며, 이 아이에게 어떤 사명을 가진 자로 보내실런지 모른다. 긴장되고 염려되긴 하지만 부모와 부모가 속한 공동체가 한 생명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며 어떤 태도로 돌보고 살펴야하는지 분명하게 그 의무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 

좋은 것보다는 싫은 것, 좋아보이지 않은 것에 큰 반응을 하며 반항적 태도를 보이는 친구들을 이따금씩 만나게 된다. 이런 청년들을 만나면서 이 부분을 이야기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밑줄을 그은 부분이 있는데, 그들에게 위로가 된다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죄는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어서 부모와 조부모의 약점이 우리에게도 나타난다. 그런 특성을 우리 쪽에서 싫어해서 온 힘을 다해 피하려 해도 말이다. 하지만 은혜도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어서 사랑받고 믿믕과 은혜의 좋은 본을 보며 자란 자녀는 스스로도 그런 것들을 추구한다. (p.23)

나도 좋은 부모 아래에서 좋은 것을 대물림 받았다. 물론, 내가 닮고 싶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그것이 쉽지 않았다. 그 부분을 닮은 것을 인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좋은 것을 훨씬 더 받았다는 것에는 부정할 수 없다. 작은 한 부분으로 내 부모를 부정할 수도 없는 것이며 그분들의 희생을 입고 자란 것또한 사실이기도 하니깐 더 그럴 수 없다. 나의 아이에게도 좋은 것을 더 많이 보여주는 부모이고 싶다. 우리 부부는 사실 굉장히 큰 사랑을 받고 아니 지금도 그 사랑을 넉넉하게 받으며 자라고 있다. 그리고 그 사랑을 흘려준 굉장한 부모님을 두고 있다고 늘 말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넉넉하게 사랑을 흘러보내는 자리에 늘 있었다고 말한다. 물론, 이것에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은 하나님 아버지시지만. 그렇기에 우리 사이에서 태어날 이 아이는 어마한 사랑을 받을 것이고, 또 그 사랑을 넉넉하게 잘 흘러보낼 아이일 것임에는 틀림없다. 세상이 보기에 좋은 것이 아니라 정말 바른 것, 하나님 시선에서 바르고 좋은 것을 잘 전하는 부모가 되어야겠다. 그리고 우리의 공동체도 그런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이 공동체를 바르게 잘 섬기도록 해야겠다. 은혜 안에서 우리도 자라고 공동체도 그렇게 자라길 계속해서 섬겨야겠다. 

유아세례에 관해서도 말씀하신다. 사실, 크게 의미가 있는가 라는 생각을 해오던 차에 이 책을 읽으니 훨씬 좋다. 크게는 이런 것을 언약으로 선서한다고 한다. 

첫 번째, 부모인 우리 자신이 은혜 안에서 자라가기로 약속한다. 

두 번째, 혼자 자녀를 키우지 않고 교회 공동체 안에서 양육하기로 약속한다. 

세 번째, 세례식에 동참하는 공동체는 우리 자녀를 함께 돌보겠다고 말로 함께 약속한다. 

공동체의 중요성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공동체가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듯 공동체는 그리스도인을 방해하는 여러 세속 문화로부터 지켜준다. 아이가 생기면 더 한 경우를 종종 주변에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어떤 목적으로 이 아이를 이 땅에 보내셨는지를 계속적으로 나눌 공동체가 있다면 그런 문화게 쉽사리 솔깃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이야기로 잘 설명을 해두셨다. 결국, 명확한 도덕관을 실제로 구현하고 실천했던 강건한 공동체였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결국, 율법보다는 잘 살아가는 삶으로 말하는 것임이 확실해진다. 

우리의 공동체가 추구해야하는 것에 대하여 잘 집어준다. 세계관(도덕 우주론), 성경(도덕 지침서), 약속의 실천(도덕적 강화), 도덕적 상상력, 도덕적 본보기로 기독교 공동체의 특징을 말한다. 다른 어떠한 것으로부터 이 땅에 태어나 자라는 아이들을 잘 지키는 공동체, 그런 공동체가 필요하다. 나와 남편이 정말 존경하고 따라가고 싶은 공동체는 모두 이런 것 같다. 결국, 다음 세대를 잘 양육하는 공동체가 건강한 공동체라는 공식이 더 명확해진다. 

우리가 자녀를 가르치지 않으면 반드시 다른 누군가가 가르칠 것이다. 우리가 도덕 생태계를 구축하여 그리스도를 닮은 자녀로 길러 내지 않는다면, 세상의 도덕 생태계가 우리 아이들을 함부로 빚어버릴 것이다. (p.41)

우리의 자녀를 우리가 서로를 그렇게 드렸던 것처럼 이 아이를 주께 드린다. 이 아이를 통해 하늘의 복이 충성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마음의 칼을 받아들일 때가 오겠지. 그때에도 기도로 감당하라고 적혀있듯, 그렇게 살아볼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본다. 

 

2. 영적으로 다시 태어남

부모가 있어 태어난 아이는 우리가 그랬듯 자연스레 영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거듭남을 입어야 구원에 이르게 된다. 감사한 것은 우리의 어떠한 행위의 공로가 구원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그 은혜, 그 은혜를 입어 구원에 이르게 된다. 이 아이가 어떻게 자라날 지 모르겠으나 그 삶으로 자연스레 갈 수 있도록 길을 내주는 부모여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우리 삶에 거듭남을 통해 제거되지 못하거나 치유될 수 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렇기 때문이다. 모든 감각과 정체성이 변하는 것, 그때에야 진정으로 새 생명을 얻어 온전한 자유함이 생길 것이며, 이로 인해 하나님 앞에 바르게 깨끗하게 설 수 있길 부모로써 간절히 기도해야할 때가 다가옴을 느낀다. 나도 그랬기 때문이다. 언제나 누구에게든 하나님의 은혜가 똑같이 필요하다는 것.

보통 정체감은 성과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한다. ...... 그러나 복음을 받아들인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메시지는 이렇다. 우리 자신은 죄인이라서 정죄당해 마땅하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무조건 사랑받기에 이제 정죄함이 없다. (롬8:1) 생각하기에 따라 우리의 위상이 늘 낮고 또한 동시에 한없이 높다는 뜻이다. 야고보가 말했듯이 그리스도인은 때와 상황에 맞게 둘 중 어느 한쪽의 진리를 더 마음에 새기면 좋다. 당신이 가난하여 평생 쓸모없다는 말을 들었다면, 복음 안에서 우리의 존귀한 가치를 끊임없이 묵상해야 영혼이 치유된다. 반대로 당신이 성공하여 평생 상과 칭찬을 받아 왔다면, 복음 안에서 자신이 낮은 존재임을 자주 곱씹어야 한다. 

새로 '낮아진' 지위 덕분에 이전 같았으면 무시했을 사람들의 말도 듣고 배우지만, 동시에 새로 '높아진' 신분 덕분에 도전을 감내하거나 불의에 맞서 분명히 목소리를 내거나 기독교 신앙을 증언한다. 

 

3. 태어남 그 이후

정말 와닿았던 것은 점진적인 성장이다. 모두가 빠름을 원하는 시대에 교회도 그 문화에 휩쓸려 파도를 타고 있다. 그러다보니 코로나19에 빠르게 쌓아왔던 것이 모조리 다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베드로전후서의 말씀으로 이야기를 전하는데, 결국 아이의 성장은 어떠한 것으로도 앞당길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것에 순서가 있고 차근차근 자라야지만 아이가 바르게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다년간의 양육과 노력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모든 것에서 배워야 함을 강조한다. 특히나, 넘어질 수 있고 퇴보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 그럼에도 우리는 진보하고 있다는 것에 위로를 얻는다. 

은혜 안에서 자라갈 때 맺어지는 열매를 소개하며 그 끝에 니고데모를 소개한다. 그의 정체성이 송두리째 뽑혀 복음이라는 새로운 땅에 다시 심겨진 결과로 말하고 있다. 니고데모를 소개한 요한복음의 저자 요한의 의도가 드러났다. 이걸 확인할 수 있어서 가득 기쁜 마음이다. 나를 포함한 수많은 니고데모들이 복음이라는 땅에 심겨서 새생명을 얻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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