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심겨진 꽃

모든 것은 그 자리에 - 올리버 색스 본문

길 위에서/책과 마주하다

모든 것은 그 자리에 - 올리버 색스

사랑스러운_ 2019. 5. 4. 18:10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의 자서전이다.
뇌과학을 이야기할 때 소개 받은 책 -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사람, 편두통,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 등 유수의 책 - 의 저자이기도 하다.
사람이 살면서 직업적인 부분의 변화가 그리 크지 않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도 이러할 테다. 성장기를 지나 사회인으로 책임을 다하는 시기, 그리고 나이가 들어 세상을 보는 크고 넓은 눈을 가진 지성인으로서의 책임을 지는 시기로 나뉘어 구성하고 있다.
첫사랑에서부터 마지막은 아니지만 계속되는 삶의 이야기까지 신경외과 의사들이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 까닭은 아마 병상에서의 이야기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에 그렇다.

읽어내려가면서 다섯 가지 생각을 했다.
1. 지금의 내 인생이 있기까지 영향을 미친 위인이나 사건 혹은 사물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잘 설명(소개)할 수 있는가?
2. 어디 하나 딱! 집요할 정도로 꽂혀있는 부분이 있는가?
3. 나와 이분화하여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뗄래야 뗄 수 없는 습관이 있나?
4. 수업 일지나 학교 이야기를 매일 어렵겠지만 자주 기록으로 남겨둬야겠다.
5. 시대를 보는 탁월한 눈을 길러야겠다. 꼰대가 되지 않으려함이 아니라 시대를 보는 깊은 통찰력으로 문제가 무엇인지 직시하고 이를 풀어가는 혜안을 가진 꼰대가 되어야겠다.

보통의 자서전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 내 주변을 경시 여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커진다. 삶의 소소하게 다가오는 모든 것, 모든 사람, 모든 상황을 늘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머리가 터질 게지. 그러나 소중히 여길 필요는 있다. 무엇이든 내 삶에 적잖게 영향을 미칠 것이니. 그 단어들부터 먼저 나열해보아야겠다.

자서전 참 읽기 싫어하는데, 서점 리스본에서 일년 비밀책 구독을 했더니 5월에 이리도 친히 배달오니 굳이 꾸역꾸역 읽어본다. 이따금씩 뭔지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혹은 모른척하며) 읽으며 나의 읽기 편식이 조금씩 고쳐지고 있음에 감사함을 전한다!

그렇지 않아 보일 때도 있으나,
모든 것은 그 자리에
everything in it'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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