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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한당 두 번째 주] 과학자? 아니 철학자

사랑스러운_ 2019. 3. 19. 02:09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 혼란스러워졌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중 과학자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물론, 이들은 철학자이기도 하다. 철학을 하는 과학자. 인문과 자연과학을 넘나들며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았던 사람들이다.
적어도 과학도로서 사실 과학자들에 대한 연구를 해 본 적도 없고, 과학사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내게 로버트 보일은 그저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이 막을 내리게 한 장본인으로 실험을 통해 데모크리토스의 원자설을 다시 꺼내들어 과학사에 큰 획을 그은 사람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보일의 이런 정보는 이 책에서는 찾기가 힘들다. 사실 전혀 없진 않으나 철학 관련 도서라 그런지 용어와 접근 방식부터 낯설다. 보일 뿐만 아니라 데카르트, 뉴턴에 대한 이야기도 모두 그렇다.
철학이란 단어가 가져다주는 막막함이 아직 걷히지 않아서 어렵기만 하지만 과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나로서는 철학자이기보다 선배 과학자들이 참 많이 다양하고 폭넓게 사고했기에 철학적 관점에서도 다뤄질 만큼 중요한 포인트를 제공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놀라운 건 이분들이 당시 그릇된 정의에 맞서 바르고 분명한 건을 전달하기 위해 나름의 자리에서 열심을 다한다.
여기에 철학이 깃들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이 가진 생각만을 고집하던 시대에서 실험적 결과를 놓고 말하며 여러 학자들에게 영향을 준 것. 내가 가진 생각의 틀을 깨는 것에서부터 역사는 시작된다는 걸 몸소 알려주는 보일이다.

나를 넘어서기 위해 내가 먼저 깨져야한다. 그리고 그때서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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