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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조각

만남 - 안도현

사랑스러운_ 2016. 4. 10. 21:32
만남
- 안도현


우리가 만나기 전에는 서로 먼 곳에 있었다.
너는 나의 먼 곳, 나는 너의 먼 곳,
우리는 그렇게 있었다.
우리는 같이 숨쉬고 살면서도
서로 멀리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제 먼 곳을 바라볼 필요가 없다.

너를 만난다는 것은
너의 배경까지 만난다는 말이다.

너를 만난다는 것은
너의 상처와 슬픔까지 만난다는 말이다.

너를 만난다는 것은
너의 현재뿐만 아니라
네가 살아온 과거의 시간과
네가 살아갈
미래의 시간까지 만난다는 말이다.



만난다는 것,
그냥 스쳐가는 것이 아니다.
마주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스쳐만 가는 것이 사람 사이에 무슨 의미가 있겠나. 얼굴을 눈을 마주하며 인생을 나눌 때, 관계가 시작되고 신뢰가 싹트게 된다.

이게 진짜 교회이며 공동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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