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심겨진 꽃

깨진 관계 본문

삶의 조각

깨진 관계

사랑스러운_ 2019. 5. 4. 18:57
어디 하나 편한 곳이 없다.
집, 학교, 교회, 친구 등 모든 관계에 있어서 불편함과 모호함이 가득이다. 생각이 많을 때는 너무 많지만, 이런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것에 시간을 들여 고민하는건 너무나 혐오한다. 부정적에너지 양산에만 도움이 된다.

마음을 공유하는 사람이 있는 곳이 나에게 안락함과 평화로움을 가져다주는 곳이다. 요즘 나는 말이 없다. 말해 뭐해, 라는 생각에 말을 안하는 경향이 더 크다. 일종의 포기다. 입을 열면 피곤하다. 듣지 않는 자들과 함께 하니 그냥 시답지 않은 이야기만 잔뜩 늘여놓는다. 그러다보면 피곤함이 몰려온다. 수다쟁이가 되었으나 이는 기계적인 수다일 뿐이다. 긍정적 기운이 생기지 않다보니 이러다 병에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정적이다. 부정적 기운이 가득함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너무나 느껴진다.

집.
엄마는 자기 중심적이다. 물론 엄마 입장에선 나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엄마는 말에서 날선 칼이 나온다. 찌르면 아픈 칼. 아침이고 저녁이고 할 것 없이 그냥 기분에 따라서 훅 들어온다. 엄마에게 상대의 기분과 상황은 고려되지 않는 것 같다. 이젠 아무렇지 않다고 할 수 없다. 참는 것이 힘드니 피한다. 피한다고 편하진 않으나 너무나 짜증나는건 어쩔 수 없다. 미안한 부분이 있으면 사과가 먼저인데 본인이 짜증난 대목을 자꾸 이야기하며 당연하다는 듯 배려없이 이야기하는걸 받고만 있기 힘들다.
사실 밖에서 너무나 힘드니 집에 오면 아무 것도 하기 싫다. 피곤함과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될 수록 나도 주변인에게 상당히 까칠해진다. 근래 그랬다. 해갈되지 않은 요소들로 인해 한껏 신경질적이었는데 집에서도 이러니 나는 쉴 곳이 없다. 내가 먼저 이야기하기 싫다. 피곤하다.
아빠한테 미안할 따름이다. 둘 사이에서 굉장히 피곤하겠지.

학교.
너무 싫다. 학교가 싫어서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물론 동료 교사들 중 학교이야기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선생님이 있긴 하다. 내 마음에만 안 찰 뿐, 참 괜찮으신 분도 많다. 그렇다고 생각하고 싶다.
관리자는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이야기하지만 그의 행동은 가식적이다. 적어도 내 눈엔. 그 비전과 사상이 어디에서 출발한 것인지 궁금하다.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다. 교사를 짓밟는 관리자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갑처럼 동료교사를 보는 그들의 눈과 행동이 진절머리난다. 너무 싫다.
아이들은 아이들이니 그렇다 치자. 라고 늘 생각해왔는데 이 아이들은 남다르다. 기본 예절과 예의가 없다. 그래서 아이스럽지 않다. 마음이 나눠지지가 않는다. 힘들다. 신뢰관계 구축이 안된다. 5월이다. 하기 싫어만 진다.
학부모들과는 눈치 게임 중이다. 이 게임은 피곤하다. 지난해 너무 편하게 살다보니 더욱 그런가보다. 라고 결론 내리자.
사실 내 마음이 열린 마음이 아닌 것이 가장 큰 문제일 터. 해결하지 않고 싶은 건 아닐텐데 글쎄 이상하게도 불편함만 가득이다. 의지가 필요한데 의지만으로 안된다. 함께 이걸 헤쳐나갈 동료가 필요하다. 낙담하지 않고 끝까지 헤쳐나갈!

교회.
불편하다. 그냥 모든 걸 내가 감수하고 있는 건 아닌데 짜증만 난다. 내가 왜 아직까지 인내하며 받아줘야하는지, 이게 해결되지 않으니 불편하다. 폭발할 수 없어서 더 짜증난다. 짐은 너무 무거운데 해결책은 없으니 힘들다.
내 마음이 이렇다보니 너무나 사랑스러운 친구들에게 본의 아니게 힘듦을 전가하기도 한다. 그들을 붙잡고 이야기할 수는 없으니 잘 만나지 않으려한다. 정상 상태가 아니라서 만남에 부담이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게 너무나 많다. 과연 마음을 정직하게 쏟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만 드랍해야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 피곤하다.

친구.
친구들은 내가 먼저 연락하는 경우도 먼저 내게 연락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이 참 아무 것도 아닌데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고 불쾌함을 드러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치 엄마와 같다. 본인이 먼저 하면 되는 걸, 왜 내 상황이나 삶에 대하여 묻지 않고 다짜고짜 연락을 하지 않느냐고 뭐라 한다. 하아 피곤하다.
그렇다보니 서울이든 어디든 가더라도 말없이 볼일만 딱 보고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몰래 왔다 가는 컨셉은 아닌데 모두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이 방법 뿐인듯.

내 상태가 엘롱이니 모든 것이 불편함 뿐인 것 같다. 지금의 나를 보면 많은 관계에 피곤함을 토로하며 스스로 관계를 등진 삶이라 애석하고 짠하다. 불쌍하다. 내맘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결혼? 아니 연애? 옛날의 미친 시절처럼 아무 생각 없이 책임감 없이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치고 싶진 않다. 그런데 삶에서 안락함을 가져다주는 요소들이 없으니 이마저도 막 나가고 싶은 욕구가 솔찮게 올라오는 중이다. 왜 내가 교인만 만나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걍 미친척하고 놀고 싶기도하고.

! ! !
관계! 하나님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톱니바퀴를 보여주며 우린 그렇게 나눈다. 와... 문득 생각났는데 맞다. 아 그렇구나. 나 지금 하나님과 관계가 안좋구나.
하나님이 지금 날 볼 때 내가 불편하게 보는 모든 사람들의 요소가 다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와... 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없어서 슬퍼하는것처럼 하나님도 그 슬픔 가운데 머무르고 있으시겠지. 헉ㅜㅜㅜㅜ 내가 그렇구나. 그런 자였어.
당장 가서 말씀이 주는 걸 누려야겠다.
다만 내가 먼저 하나님께는 나아가겠으나 이번 만큼은 내가 먼저 그들에게 손내밀긴 싫은 마음은 알아주시고 안아주시고 해결을 열어주시면 참으로 좋겠다.

이렇게 나는 단순하다. (그런데 사실 단순한 논리는 아니다.) 역시, 해결책은 하나심이셨어!

'삶의 조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텀블벅, 프리미어PR 하루만에 끝내기  (0) 2019.06.02
진짜가짜 (자작)  (0) 2019.05.19
같은 고민의 시작  (0) 2019.02.27
제자의 허망한 죽음 앞에서  (0) 2019.02.03
수능이 준 작은 선물  (0) 2018.11.17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