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책과 마주하다
퇴근길엔 카프카를 - 의외의사실
사랑스러운_
2018. 9. 17. 00:24
의외의 세계문학 읽기는 어떤 책일까 고민하며 기다렸는데, 배송된 책은 '퇴근길엔카프카를' 이라는 '의외의사실'님의 글과 그림으로 이루어진 너무나 따뜻한 책이었다.
총 열 세 권의 책이 소개되고, 카툰 형식으로 책이 소개된다. 후, 두 쪽에 걸쳐 각 책에서 의미있는 글귀를 인용하여 그림과 함께 실려있다. 그리고 이어 저자에 대한 소개가 간단하지 않게 나온다. 그 시대의 역사도 담고 있고, 작가의 주변인도 잘 정돈해주시니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읽어내려갔다.
열 세 권의 책 중 내가 읽은 책은 여섯 권. 기억을 더듬어 그 내용을 다시 고민하고 아하...!라는 감탄과 환희가 나오게 재구성, 재해석이 정말 잘 되어있다. 더 이야기하자면 정말 놀라운 것은 재해석이 희한하다. 아니, 놀랍다는 표현이 꼭 맞다. 특히, 내가 읽어 본 책은 더욱이 그렇다. 그냥 책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의외의사실'님께서 고전 한 권을 읽고 재해석하시면서 얼마나 긴긴 고심 끝에 정돈하여 만화로 표현했는지 그 노고를 고이 느낄 수 있었다.
그림도 예쁘지만 글도 참 예쁘다. 군더더기없이 단정해서 참으로 좋다. 특히, 나는 첫 프롤로그에서 고전(그닥 고전이 아닌 책도 물론 있다.)을 놓고 각 나라를 여행한다는 표현이 참으로 생경하면서도 그렇게 봐주심에 감사한 마음까지 생겨났다.
책읽는 내가 보낸 시간이 새롭게 다가왔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떠나지 못하고 머리 속으로만 다니던, 혹 티켓팅 사이트에서 따각따각만 하던 허무한 시간을 책읽는 시간으로 대체 인정해주는,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더이상 밖으로 못 나가서 한숨 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작가의 에필로그의 바램처럼 이미 읽은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환기가 되었고, 읽지 않은 작품은 본격적으로 만나기 위한 사소한 시작이 되고 있다.
고마운 책이다. 정말.
16 분명하게 이해할 수 없는 관습들을 상상하고 나에게는 아무런 풍경도, 어떤 구체적인 골목이나 그 안의 사람들도 떠올려지지 않는, 무심하게 쓰인 지명과 기억하기도 어려운 이름 같은 고유명사들을 지나면서 나는 알 수 없는 곳을 혼자 헤매는 여행의 흥분을 느낀다.
이후의 클립 문장은 각 도서에 대한 해석이므로 생략한다.
(마음이 아프지만 모바일로 작성한 걸 윈도우 창에서 보니 사진이 눕는다ㅠㅠ)
본 서평은 민음사의 따스한 손길에 의해 도서를 받고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