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주년 광복절
광복절이다.
35년의 일제 치하를 벗어난, 해방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 나라에 대한 애틋한 마음. 그 마음이 생긴지 오래지만 지금도 유효한 마음인지 생각하면 고개를 도리도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에 미안한 마음, 청년으로서 책임감이 없다는 것, 하나님 앞에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태극기로 노트북 바탕화면을 하던 시절, 차에 태극기를 붙이고 다니던 시간, 책상 앞에 태극기를 놓아둔 시간들 등 애틋한 마음으로 기도하던 때가 있었다. 내가 간절했던 시간이기도 했었지만, 나라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죄악된 태도들을 끊어내는 기도를 했더랬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기도는 하지 않게 되었고, 나라를 향한 안타까움과 회복에 대한 기대는 희미해졌고, 기어코 태극기부대라는 말도 안되는 집단을 뉴스에서, 광화문에서 보게 되었다. 그 때부터 내 주변에 태극기는 사라졌다. 혹여나 그 집단과 연결시키는 어떠한 말을 들을까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냥 거부감이 들었다고 할까나. 그랬었다. 그리고 오늘 73주년 광복절이다.
물론, 태극기가 내 애국심? 나라를 향한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은 아니다. 태극기를 내 주변에 두고 두지 않고는 상관없이 내 마음에 나라를 위한 기도를 하지 않는 것이 찔리는 오늘이다. 이 나라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것을 확실하게 마주하게 된다.
남과 북, 동과 서로 나누어진 나라. 정치, 문화, 교육, 경제 등 모든 부분에서 부조리와 불평등이 판치는 나라.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간극이 어마하게 심한 나라. 5%(2%라 해도 될 듯)가 지배하는 갑을이 너무나도 분명한 나라. 중산층이 사라지는 나라. 그래서 가정이 분열되고, 아이들이 분열되고, 폭력이 사그라지지 않고, 스스로 생명을 놓아버리고, 서로를 불신하는 나라. 이기적인 나라. 살기 너무 힘든 나라. 꿈이 없는 나라. 꿈꿀 수 없는 나라. 청년들은 나라를 등지고 포기해버리기까지하는 미래가 불투명한 나라.
여러 수식어들이 붙는다. 그냥 너무 아픈 나라다. 이런 나라에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네가 할 수 있는 작은 것을 해보자.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을 조금씩 해나갈거야. 그러니 함께 하자. 라고 말하지만 글쎄... 내 행동과 말과 달리 마음에 기대는 없다. 소망이 없다. 회복을 기대...? 하나님께 기대...........? 글쎄. 그 마음이 아직 나에게 없다.
무엇을 바라보며 나아갈까?